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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된 과거 : 두번째 1930년대 조선영화 모음 (3Disc)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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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된 과거 : 두번째 1930년대 조선영화 모음 (3Disc)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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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DVD/LP
미개봉 새상품 DVD 입니다. 배송료는 선불로 받으실경우 2,900원 추가 입금해 주시면 선불로 보내 드립니다. [미몽]
“난 새장에 든 새는 아니니까요!”
“살림살이 잘하는 사람과 사시구려. 나하고 안 살면 그만 아니요?”
양주남 감독의 1936년 작 <미몽>에서 주인공 애순(문예봉)은 ‘데파트’에 가는 걸 막는 남편에게 이같이 단호하게 쏘아붙인다. 1930년대를 살았던 여성, 심지어 유부녀인 그녀의 외침은 꽤나 도발적이다. <미몽>은 ‘새장의 새’가 되길 거부하고 거리로 나선 유부녀 애순의 일탈과 참회의 과정을 담은 통속극이다. <미몽>에서 주인공 애순은 ‘데파트’, 카페, 호텔, 공연장 등 다양한 공적 (소비) 공간을 누비며 초창기 한국영화사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를 선보인다.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문예봉이 애순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를 펼친다. 문예봉은 이 영화에서 <춘향전>(1935)에서 보여줬던 전통적인 여인상과 거리가 먼 애순 역을 연기해 기존의 대중들이 그녀에게 기대하던 순종적이고 정숙한 여성에 대한 이미지를 여지없이 배반한다.

[군용열차]
“자네가 군용열차를 운전하는 조선철도의 중대한 사명을 다하는 이때 내 혼이나마 이 철도를 지켜 황군의 무운을 기도하는 수밖에 없네.”
1938년 작 <군용열차>에서 주인공 영심(문예봉)의 남자친구 원진(독은기)은 황국신민화에 동조하는 유서를 남긴 채 군용열차가 지나가는 철로에 몸을 던진다. 원진은 돈 이 천원에 팔려갈 기생 영심을 구하기 위해, 영심의 오빠이자 절친한 친구인 기관사 점용(왕평)을 이용해 군용열차의 기밀을 빼내는 스파이가 된다. 하지만 결국 군용열차가 폭파되기 직전에 원진은 점용에게 모든 것을 참회하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군용열차>는 원진의 유서 내용처럼 ‘황군의 무운’을 위해 달리는 ‘조선철도의 중대한 사명’을 설파하는 조선 최초의 친일 어용영화로 알려져 있다.

[어화]
“때는 좋다 벗님 나네 쾌지나칭칭나네, 노세 노세 젊어 노세 쾌지나칭칭나네”
그 해의 풍요를 기원하는 풍어놀이에 ‘칭칭소리’ 한 판이 벌어졌다. 마을 사람들이 ‘쾌지나칭칭’을 흥겹게 따라 부르는 풍어제 장면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찍힌 <어화>의 풍어제 장면은 전체 영화 내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 이 장면은 영화 초반과 후반 두 번 삽입돼 <어화>의 주인공 인순(박노경)이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와 벌이는 고난의 서사를 열고 닫는 액자 구조의 형식을 만들어낸다. 도시 생활에 지친 인순이 몸져누운 날, 옛 애인인 천석이 찾아와 염려 말라며 이제 자신들의 고향으로 가자고 말한다. 이어 액자 내 이야기를 닫는 두 번째 풍어제가 등장한다. 이때의 풍어제 장면은 시간의 경과를 알리는 동시에 하나의 이야기가 끝난 이후 그들의 심정을 펼쳐내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예고한다. 풍어제가 끝난 후, 사족처럼 들어간 마지막 장면에서 인순은 “모든 것이 이전과 같지 않소?”라고 묻는 천석에게 “그래도 사람은 변하지 않았어요?”라고 되묻는다. 천석의 말처럼 비록 꿈결마냥 “사랑만은 변하지 않았”을지언정, 고향 바다를 바라보는 인순의 얼굴에는 이전과 달라져버린 자신의 모습이 씁쓸히 되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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